일본 정부가 최근 SK하이닉스가 수입 신청을 낸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액화 불화수소도 국산품으로 대체해 일부 생산라인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일 “일본이 지난 30일자로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소재인 기체 형태의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에 패턴을 형성하는 식각(Etching)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 앞서 지난 8월 말 1건에 대해 수출 허가가 난 바 있으며 당시 수입 기업은 삼성전자로 알려졌다. 일본이 지난 7월 초 불화수소를 포함한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두 차례 수출허가가 난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이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허가가 이뤄진 사례는 포토레지스트 3건, 불화수소 1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등 총 5건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가 수입하는 기체불화수소 물량과 기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정 부분 재고를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어 “지난 1일 일부 생산라인에 테스트를 완료한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해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이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품으로 대체한 데 이은 국산화 행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용 불산액이 수입 신청 후 90일이 다 되도록 일본 정부가 단 한 건의 허가도 발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애초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 제품 테스트에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정을 간소화해 국산화 대체 속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화수소 투입 물량을 최소화해 재고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가 3개월째 접어들면서 현장에서 불화수소 국산화와 재고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일부 성과도 나오고 있다”며 “아직까지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여전히 리스크에 노출돼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완전 대체까지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품이 일부 라인에 투입되긴 했지만 일본산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닌 ‘공급 다변화’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업계는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과 중국 등의 제품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