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관람 시도 여성 분신 화들짝’ 이란, 여성의 축구 경기 관전 허용

입력 2019-10-02 10:41

이란은 오는 10일 테헤란에서 열릴 축구 월드컵 예선 때 여성이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이 밝혔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2일자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여성을 지키기 위한 (입장금지) 조치가 불행히도 제한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장 허용 요구가 높아져 정부는 경기장 좌석과 출입구에서 남녀를 구분하고 여성 화장실을 마련하는 등의 준비를 추진해 마침내 여성의 경기장 입장을 허용할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이 경기장에서 남성 스포츠를 관전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치한과 폭력방지를 내세운 조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등은 여성차별이라고 비판해왔다.

여성이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남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29)이 분신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여성의 관전이 허용되는 경기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이란과 캄보디아 경기다. 이달 10일 테헤란에 있는 수용인원 8만명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월 열린 이란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 경기에는 여성 100여명이 남자좌석과 칸막이로 분리된 특별석에서 관전했으나 전원 대표팀과 관련된 여성이었다. 일반 여성의 관전 허용은 처음이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훌리건(난동을 부리는 극성팬) 같은 행위도 있지만 여성이 관전하면 남성들의 관전 매너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은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며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여성 관전허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이 축구를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지 아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