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곽정은은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책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일부 발췌해 올렸다. 게시물은 카드뉴스 형태로 남성 가사분담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하위, 독박육아, 경력 단절 등을 지적하며 “숱한 수치들과 경험담이 여전히 ‘결혼하면 (여자가)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결혼하지 않았을 때는 그나마 좀 가능했던 1인분으로서의 삶이 결혼 후에 더욱 위축된다면 그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결혼 후 여성에게 강요되는 희생을 지적했다. 이 게시물은 좋아요 1800여개를 받으며 많은 공감을 샀다.
그러나 이 게시물에 레드벨벳 조이가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핫팬츠 입고 엉덩이 흔들던 애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섹스어필로 돈 버는 애들이 페미하면 웃기다”며 아이돌의 페미니즘 선언을 비판했다. “얘네(페미니즘) 사상엔 결혼과 임신은 무기다”라며 페미니즘 자체를 비난하는 댓글도 다수 게시됐다.
여자 연예인이 페미니즘을 지지했다가 집중 폭격을 맞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우 서지혜, 소녀시대 수영, 레드벨벳 아이린 등은 ‘82년생 김지영’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다. 일부 팬들은 얼굴이 담긴 사진을 가위로 훼손하고 불태우는 등 과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 같은 여성 연예인들을 향한 ‘백래시’에 대해 “남성이 ‘여성이 말하는 시대’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면서 “백래시는 이이에 따른 혐오적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