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황교안 檢출석에 “나경원 조사받겠다니 먼저 간 것”

입력 2019-10-02 09:56 수정 2019-10-02 10:19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좌),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우). 뉴시스

박지원 박주민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수사와 관련해 전날 검찰에 자진 출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했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환 통보를 받지도 않은 황 대표가 자진 출두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만 조사를 받을 테니까 다른 사람 나가지 마라’고 얘기하니 당 대표인 ‘내가 먼저 가야지’라는 경쟁 구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는 황 대표의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황 대표가 먼저 출석했으면 당연히 ‘내 책임이니 다른 의원들이나 당직자들 대신 나를 처벌하라’고 말했어야 한다. 이런 얘기는 하지 않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검찰에) 왜 들어갔나”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잘한다고 검찰을 칭찬한다. 그런데 황 대표는 당원들에게 ‘검찰 출석하지 말라’고 했다”며 “황로남불이다. 패스트트랙 혐의자들 당당하게 조사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패스트트랙 수사로 한국당 의원들이 “큰 코 다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검찰은 촛불이 타도 조 장관 수사를 계속하지 않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히려 패스트트랙 수사를 가지고 어필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4월 29일 오후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된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 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황 대표의 자진 출두에 대해 “의아하고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법에 누군가의 형사적 책임을 대신해서 질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 그런 권한을 부여하는 어떤 법도 없다. 검사 출신에다 법무부 장관도 하셨던 분이 굉장히 초법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셨다”며 “검찰에 자유한국당 수사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당 대표 입장에서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진정성 있게 수사를 받으려고 했다면 소환 일자 조정 등 적극적으로 변소를 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조율되지 않은 일정에 출석하고 묵비권을 행사했다. 보여주기식이었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국회 패스트트랙 여야 충돌 사건과 관련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자진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일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면서 “당 대표인 저는 패스트트랙의 폭정에 맞서서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격려했다. 이 문제에 관해 책임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당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며 “검찰은 저의 목을 치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에 의한 법안 상정은 불법이었다. 불법에 평화적 방법으로 저항하는 것은 무죄”라며 “당에 당부한다.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사태는) 지도부의 책임이다. 당 대표와 제가 출석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의원들은 출석할 이유가 없다. 정기국회 중에도 저는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