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사는 북·미 대화 재개가 확정된 시점에서 이뤄져 북한의 의도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행동이 다시 시동이 걸리는 북·미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사실을 속보로 전했다.
특히 NYT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워싱턴에서 열렸던 포럼에 참석해 “북한이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할 의향이 없다”고 주장한 이후 나왔다고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강경 발언과 이번 발사를 연관시킨 것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제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우리 정부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공개한 데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도 “나는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일주일 이내에 만날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북·미가 오는 5일 실무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면, 북·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98일 만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실무협상은 대북 강경파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이후 처음으로 성사되는 북·미 대화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됐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도 북·미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은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기를 일으켰던 ‘리비아 모델(선 핵포기·후 보상)’의 공식 폐기를 선언한 이후 ‘새로운 방법(new method)’을 제안했다.
북한이 어렵게 성사된 북·미 대화의 판을 깰 의도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정설이다. 북·미 실무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계산된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북한의 이번 발사를 단거리라는 이유로 눈감아줄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현재로선 미국이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문제 삼지 않고 북·미 대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따라 북·미 대화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