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으로 인한 ‘한국인의 울분’ 독일 석학에게 듣는다

입력 2019-10-02 06:00

사회적으로 부당함을 느꼈을 때 나타나는 감정인 ‘울분’을 논하는 장이 마련된다.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와 보건환경연구소, 행복연구센터의 연합체인 ‘사보행’은 오는 7일과 10일, 11일 3회에 걸쳐 학술포럼을 열고 울분을 특징으로 한 정신장애가 등장한 배경과 한국의 울분 연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외상후울분장애(PTED)’라는 진단명을 최초로 만든 독일의 마이클 린든 베를린 샤리테 대학 교수가 참석한다. 정신의학자인 린든 교수는 ‘독일의 통일과 울분장애의 등장:한반도 평화와 통일 체제에의 함의’를 주제로 강연한다. 통일을 계기로 ‘번영’을 이룰 것이란 독일 국민의 기대가 꺾이고 이로 인해 독일 국민이 울분을 경험하게 된 과정을 사례를 통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채정호 가톨릭의대 정신과 교수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울분’을, 정선재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한국인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정치사회적 사건이 울분을 일으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한국의 연구 현황과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에서 원인을 찾는 해외의 연구 경향을 비교, 분석한다.

서울대 사보행은 “공정성에 대한 개인의 신념과 가치의 붕괴가 울분을 유발하는 핵심 기제이고,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한 점에서 이번 포럼이 한국 울분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