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이끄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과 전장, 통신, 물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드42는 기아차로부터 150억원을 포함해 SK, LG, CJ 등으로부터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유망한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상생 모델을 만드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드42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초기 투자인 시드(seed) 단계 이후 이루어지는 첫 번째 본격적인 투자 단계인 ‘프리A(Pre-A)라운드’”라면서 “국내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이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설립된 코드42는 투자 기업들이 원하는 최고 수준의 미래기술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드42에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과 국내 유수 대기업 및 스타트업에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담당하던 핵심 연구인력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지난 30일엔 차두원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도 영입했다. 차 전 위원은 일본자동차연구소와 현대모비스연구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에서 경력을 쌓은 모빌리티 전문가다.
코드42에서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는 라이드 헤일링과 카셰어링, 로봇 택시, 스마트 물류, 음식 배달, 이커머스 등 모빌리티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 딜리버리 로봇 등 다양한 미래 이동수단을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유모스 솔루션의 가장 큰 특징은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구성돼 다양한 제휴 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드42는 도시가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될 스마트시티에서 이런 형태의 솔루션이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지난 4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코드42에 전략 투자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 2017년 388억 달러(약 47조원)에서 오는 2025년 3584억 달러(약 430조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