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데뷔한 F-35A…北 ‘북침용’ 주장하는 전략무기

입력 2019-10-01 15:38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국군의날 행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함께 의장 차량에 탑승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국군 전력을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인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가 1일 열린 제71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올해 3월부터 한국 공군에 도입된 F-35A 전투기가 이날 대구 공군기지 상공을 가로지르며 데뷔 무대를 연 것이다.

북한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F-35A 전투기는 현재 8대가 한국에 들어와 있다. 지난 3월 29일 2대를 인도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모두 13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날 첫 선을 보인 F-35A는 4대였다. 3대는 공중분열 전력 중 5번째로 등장해 대구 공군기지 상공에서 편대비행을 했다. 나머지 1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 차량에 탑승해 사열한 육·해·공군 장비들 대열에 서 있었다.

대구 공군기지에서 1일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서 F-35A 전투기 3대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F-35A의 최대속력은 마하 1.8(음속의 1.8배)이며 전투행동반경은 1093㎞이다. F-35A는 기체에 특수 도료가 입혀져 있어 레이더에 잡히는 피탐면적(RCS)이 최소화돼 있다. 비행 장면이 카메라나 육안으로는 포착되지만 레이더에는 골프공 크기 정도로만 식별된다. 합동직격탄(JDAM)과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공대공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F-35A는 무장 탑재량이 F-15K에 비해 적지만 적진 깊숙이 침투해 전략 타깃을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다. 유사시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평양 주석궁이나 핵 기지 등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F-35A 1대 가격은 11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F-35A 전투기. 연합뉴스

군 당국은 올해 말까지 13대를 인도받는 등 2021년까지 F-35A 40대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F-35A 도입에는 7조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F-35A 20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공군은 전력화에 필요한 비행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말에 F-35A 실전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연말에 F-35A 전력화 행사를 별도로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군 당국은 그동안 F-35A가 한국에 도착하는 과정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았다. 군 일각에선 답보 상태인 남북 대화를 추진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비난하는 F-35A 도입 과정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공군이 인수한 스텔스 전투기 F-35A 1호기. 공군 제공

북한은 한국의 F-35A 도입을 북침용이라며 맹비난해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5일 F-35A가 한국에 도착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 무모한 행위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이 우리에 대한 선제공격 야망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8월 16일 담화에서 “농약이나 뿌리고 교예(곡예)비행이나 하는 데 쓰자고 사들였다고 변명할 셈인가”라며 한국의 F-35A 전력화 사업을 맹비난했다.

지난해 3월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조립공장에서 열린 스텔스 전투기 F-35A 1호기 출고식 당시 이성용 공군참모차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이날 국군의 날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공중전력 분열 행사였다. F-35A뿐 아니라 F-15K, KF-16, FA-50, F-4 전투기, 항공통제기 E-737, 해상초계기 P-3, 공중급유기 KC-330 등이 위용을 과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