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 상벌위원회는 1일 경기 도중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해 물의를 빚은 김비오(29)에게 자격정지 3년과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김비오는 이번 시즌 2승으로 2022년 시즌까지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지만, 자격 정지 종료 시점에 시드 유효 기간이 끝나 사실상 시드를 잃게 된 셈이다. 엄청난 중징계다.
상벌위는 에티켓 위반과 부적절한 행위로 선수의 품위를 손상하고 한국프로골프협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김비오는 지난달 30일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샷 실수를 하자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날렸고 이 장면은 TV 중계로 전파를 타 큰 물의를 빚었다.
그렇다면 KBO 상벌위는 어떨까.
지난 8월 6일 KBO 상벌위가 개최됐다.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의 퇴장 건에 대해 심의했다.
박동원은 같은 달 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심판의 스트라이크 아웃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욕설을 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퇴장 당한 뒤 라커룸으로 가는 도중 구장에 비치된 기물을 발로 차는 장면도 그대로 방송됐다.
징계 결과는 제재금 200만원의 고작이었다. 상벌위는 박동원이 경기장 내에서 과도한 언행으로 야구팬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리그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면서도 출장 정지 징계는 내리지 않았다.
욕설 장면이 TV 화면에 잡혔던 김비오의 경우와 대비된다. 물론 김비오의 경우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했고, 박동원은 심판을 향했지만 결과는 너무 다르다.
상벌위는 지난 7월 10일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퇴장 건을 심의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퇴장 조치된 이후 심판을 배로 밀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상벌위는 이 감독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4월 28일 잠실 구장에서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벤치클리어링도 상벌위 심의 대상에 올랐다.
상벌위는 상대팀 선수단에 욕설 등의 폭언을 한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KBO 리그규정 벌칙내규에 의거해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한 롯데 양상문 감독에게는 엄중경고 조치했다.
프로야구는 한 시즌 720경기가 열린다. 대부분 TV를 통해 중계된다. 선수와 감독의 욕설 장면은 여과 없이 방송된다. 그럼에도 이를 제재하는 기구는 없다. 상벌위마저 출장정지 없이 제재금만 부과하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팬들을 경기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또 하나의 모습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