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확진이 나흘간 나오지 않으면서 돼지고기 경매시장도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 해제로 돼지고기 공급물량이 늘면서 도매가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상륙 이전 수준을 회복 중이다. 돼지고기 소매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30일까지 11일째 내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등외제외) 경매 가격은 kg당 4584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6.6% 낮은 수준으로, 돼지열병이 국내에 발생하기 이전인 16일 경매가(4403원)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그간 돼지고기 도매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따라 전국에 일시 돼지 이동 중지명령이 내려질 때마다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달 18일에는 6201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28일 정오를 기점으로 이동 중지조치가 완전히 해제되고 경매물량이 풀리면서 28일 5657원, 29일 5002원, 30일 4584원 등으로 하락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국내 생산량과 재고를 고려할 때 돼지고기 공급 여력이 충분한 데다 경매 재개로 돼지고기 출하가 늘면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가격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는 전날 기준 2186원까지 뛰었다. 이는 평년(2109원)보다는 3.6%, 1개월 전보다는 13.3% 높다. 돼지고기 소매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11일째 상승세다. 재고를 많이 보유하지 않는 소규모 정육점이나 동네 슈퍼는 도매가 인상분을 소매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는 경매물량이 풀리면서 도매가가 내려가고 있는 만큼 마트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이 당장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 발병이 이어져 또다시 경매가 제한된다면 대형마트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 물량이 이제 대부분 소진돼 변동된 경매가로 돼지고기를 매입해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