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슈퍼매파’ 볼턴 “北 핵무기 월마트·아마존 될수도”…‘군사옵션’ 거론

입력 2019-10-01 10:10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역내 테러리스트 그룹에 핵무기를 운반하는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될 수 있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핵무기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워싱턴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주관한 포럼 행사에 참석했다. 퇴임 이후 첫 공개강연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을 경질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각을 세우며 ‘슈퍼 매파’ 주장을 펼쳤다.

그는 기조연설과 문답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그 반대로) 김정은의 전략적 결정은 운반 가능한 핵무기 능력을 유지하고 그것을 추가로 개발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운반가능한 핵무기를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이어 “우리가 생각해보고 진지하게 논의할 것들이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한 가지는 북한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는 한국과 같이 자유 선거로 선출된 정권하에서 (한)반도 재통일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중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정권교체와 한반도 통일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셋째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일정한 시점에 군사력이 옵션이 돼야 한다”고 ‘군사 옵션’을 거론했다.

볼턴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위험국가나 테러리스트에 전파하는 “‘새로운 압둘 카디르 칸’, 월마트 또는 아마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 확산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 박사는 이란과 북한·리비아에 핵기술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볼턴은 또 아시아 내에 일본, 한국 등 핵보유국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핵무장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볼턴은 북한을 향해 “모든 합의를 위반한 정권”이라고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과거 반출된 리비아의 핵무기가 보관된 테네시주 오크리지를 거론하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많은 공간도 있다”고 말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작심한 듯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볼턴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보다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주의를 집중해야 할 문제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볼턴은 또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문제와 관련해 “한·미는 일부 인사들이 ‘전쟁 연습’이라고 불러온 것을 하지 않았다”면서 “군사적 준비태세는 한·미 양국의 우선 사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연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쓴 표현이다.

볼턴은 한·일 갈등에 대해선 “미국이 한일 갈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공개적 관여는 실수가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에 대해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선 북한과 이란에 핵 능력을 강화할 시간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볼턴은 자신이 민간인 신분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조연설에 앞서 “내가 오늘 여기에 개인 자격으로 온 것을 북한 지도부도 기뻐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