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는 촛불문화제 현장의 화장실 문제를 거론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대검찰청과 대법원 앞을 가득 메운 촛불 참가자들은 화장실을 찾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일부 경찰이 제공한 이동화장실 등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밀려드는 인파에 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했다.
문화제를 주최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에 따르면 200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와 촛불을 함께 들었다.
촛불 참가자들은 화장실을 찾아 인근 카페나 식당으로 동분서주했다. 이중에서는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무료로 화장실을 개방한 곳들이 시민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S주유소는 화장실 개방은 물론 시민들에게 휴지와 생수를 제공했다. 트위터에는 S주유소 사진을 올리고 ‘화장실 개방 고마운 곳, 평소에 많이 이용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라왔다. 일부 감동한 네티즌들은 촛불 문화제가 끝난 이후 S주유소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인증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고깃집은 ‘조국 수호’라는 글과 함께 건물 2,3층 화장실 이용 안내 글을 써 눈길을 끌었다.
화장실 개방으로 칭찬을 얻은 곳이 있지만 반대로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은 대형건물과 교회 등은 구설수에 올랐다. 서초역 바로 앞 사랑의교회는 시설물을 폐쇄했다는 비난을 샀다. 서초구청이 화장실 설치에 인색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초구청의 인터넷 사이트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서초역과 교대역 인근에 수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여했는데 구청장으로서 화장실 정도는 확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스스로 일 잘한다고 자랑하기 전에 정당이나 정치적 지향을 떠나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 시장은 서초구청의 화장실 개방 문제를 거론했다. 박 시장은 1일 오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장실 문제가 있지만 이게 관할 구역이 있다”면서 “서초구청장과 잘 협조가 안 된다. 당이 다르다. 안전과 소변 문제 해결에 서울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시민연대는 오는 5일에도 8차 촛불문화제를 예고한 상태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주말보다 많은 촛불 참가자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화장실 정보를 공유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