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어반 에어 모빌리티(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60·사진)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30일 밝혔다.
UAM 사업부를 총괄하는 신 부사장은 미래항공연구와 안전 부문 베테랑급 전문가로 불린다. 미 항공우주국에서 30년 간 경험과 전문성 쌓아 온 신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특히 신 부사장은 항공안전과 항공교통 관제기술 분야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항공기체 개발을 넘어 항공 인프라와 항공 관제체계 등 종합적인 교통체계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메가시티화로 지상에서의 이동효율성이 점점 떨어지면서 구글, 우버, 보잉, BMW, 아우디, NEC 등 해외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을 연구·개발해 시제품을 선보여왔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교통체증을 유발시키지 않고 수직이착륙을 하기 때문에 활주로도 필요 없다. 자동차와 항공기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적인 미래 도심 이동수단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개인항공기(PAV)나 에어 택시 등의 개발에서 뒤쳐져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지휘 아래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비행 자동차가 레벨 5의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상용화가 먼저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 부사장이 이끄는 UAM 사업부를 중심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짤 예정이다. 배터리와 모터, 경량소재,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UAM 사업에도 적극 활용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에게 이동의 자유로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 부사장은 “이제 현대차그룹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책임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비행체와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20년 내 1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