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집값 2억8000만원까지 기대해볼 만”

입력 2019-09-30 16:30 수정 2019-09-30 17:39

최대 연 1%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금액이 74조원을 기록했다. 대출 한도(20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선정되는데, 1차 커트라인은 ‘주택 가격 2억1000만원 이하’ 대출자들이다. 여기서 40%가 요건 미달, 대환 포기 등으로 빠져나가면 ‘집값 커트라인’은 2억80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달 첫째 주부터 올해 말까지 선정자 안내 및 대환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6일부터 2주간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건수가 63만4875건, 신청 액수는 73조92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청자의 평균 주택 가격은 2억8000만원, 평균 소득(부부합산 기준)은 약 475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대환 신청액은 1억1600만원이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기존에 변동금리나 준(準)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을 연 1.85~2.20% 수준의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변동금리 대출자의 금리 리스크(위험)를 줄여준다는 취지다. 손 부위원장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국내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45.0%)보다 약 3.2% 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라며 “향후 20년간 약 27만명에게 총 2000억원(1인당 연 75만원)의 이자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정 예상자(집값 2억1000만원 이하)의 평균 주택 가격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균 소득은 4100만원, 평균 대환 신청액은 7500만원이었다.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의 신청 비율이 전체에서 62% 정도였는데, 실제 수도권의 선정 비율은 40%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게 금융위 예측이다. 다만 자격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를 감안할 경우 ‘당첨 상한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손 부위원장은 “2015년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의 요건 미비, 대환 포기 등 비율이 약 15% 정도였다”며 “이번에는 온라인 접수 등으로 ‘탈락 비율’이 30%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낮은 금리의 고정형 대출로 갈아타려는 수요자가 몰리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온라인 신청 창구(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수차례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실제 신청 건수의 88%(55만6000건)는 온라인 접수였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 등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가운데 집값 2억1000만원 이상인 대출자의 61%는 보금자리론을 통해 연 2% 초반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며 “안심전환대출 한도(20조원)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