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은 北 군사합의 위반 아니라는데, 北은 南 훈련 ‘합의위반’ 비난

입력 2019-09-30 16:2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

북한이 남측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비판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리 측 정부 당국자들은 연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도발이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남측의 유화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대남 강경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정세해설 기사에서 최근 실시된 것으로 알려진 ‘2019 대침투 종합훈련’과 한국의 신무기 도입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 호전광들의 책동은 북남 군사분야합의서에 명백히 배치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해치는 반민족적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도 남북 교착상태 지속의 원인을 남측의 군사적 행동으로 떠넘기는 주장을 펼쳤다. 메아리는 ‘계속된 대화 제안에도 북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다’는 통일부 당국자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희떱게 놀아댔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내선전매체인 노동신문까지 동원해 남한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연말 시한에도 북·미 협상에 지척이 없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초 이달 초부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북·미 실무협상은 이달에 재개되지 못하고 다음 달로 넘어간 상황이다.

북한은 또 우리 군의 신무기 도입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북·미 대화 교착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향후 미국과의 체제안전보장 협상 과정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영구 중단을 지속 촉구해왔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