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했다. 12개국 중 최종 6위(6승 5패)의 성적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안은 채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엑자시바시)에 대한 공격 의존증을 해소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만족스러운 대회였다. 김연경은 우리 팀 최고의 무기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른 공격수를 많이 활용한 게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그동안 김연경 한 명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이 문제였다. 김연경이 풀리지 않을 경우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어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이재영(흥국생명)이 팀 내 최고 득점(143점·득점 랭킹 10위)을 올렸고, 김희진(IBK 기업은행)도 139점(12위)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연경(136점·14위)까지 세 선수가 삼각편대로 공격 부담을 나눠 분담하며 ‘라이벌’ 일본(세계랭킹 6위), 랭킹 1위 세르비아, 강호 브라질(4위)을 잡아내는 성과를 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 한 명에 의존하는 모습은 팀 발전에 도움이 안 되기에 여러 공격수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연경도 귀국 직후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봤다”며 “후배들이 많이 성장해 선배로서 기분이 정말 좋다. 선수들이 물이 올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은 각 소속팀으로 돌아가 리그 경기를 치른 뒤 내년 1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최종 예선 전에 다시 모인다. 여기에서 1위를 해야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올림픽 진출 여부가 달렸다”며 “선수들의 리그 경기는 영상으로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 프로배구 1부리그 부스토 아리시치오의 새 시즌을 지휘한 뒤 내년 1월 귀국할 예정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