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은 공군 창설의 주역이자 전투기 조종사로 전공을 세운 김영환 준장(1921~1954)을 ‘10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준장은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처음 착용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김 준장은 1946년 1월 임관한 후 국방경비대 중대장과 통위부 정보국장(대리)으로 근무하며 공군 창설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6·25전쟁 발발 후에는 미 공군으로부터 인수한 F-51 전투기 조종사 임무를 수행하며 후방지역 차단 작전 등에 투입됐다. 제10전투비행전대장을 맡았던 51년 8월에는 지리산 공비토벌을 위해 요청받은 해인사 폭격 작전을 실행하지 않았다. 정부는 2010년 이 공적을 기려 그를 금관문화훈장에 추서했다. 당시 폭격이 이뤄졌다면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해인사의 국보급 문화재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김 준장은 정전협정 체결 후 공군 전투비행단 운영체계 수립과 전투조종사 양성 등에 헌신했다. 강릉전진기지 사령관으로서 한국 공군 최초의 단독 출격작전을 지휘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54년 3월 전투기를 타고 임무를 수행하던 중 악천후로 인해 순직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오는 10월 10일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