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李총리까지 상황 왜곡, 그 점잖은 분까지 왜 그렇게 됐나”

입력 2019-09-30 14:32 수정 2019-09-30 16:06
한국당, 16일째 단식 중인 이학재 의원 옆에서 의원총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의원들이 30일 이학재 의원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 주변 수사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을 두고 “국무총리까지 현장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 그 점잖은 분이 왜 그렇게 됐나”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며 “이 정권이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말 우리나라를 망가뜨리는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당 의총은 16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학재 의원 단식농성장 옆에서 열렸다.

황 대표는 “대통령이 나서고, 청와대 비서실이 나서고, 여당이 나서고, 이제는 국무총리까지”라며 “ 이 의원은 단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 의원이 단식을 16일째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오래 버티는지 그 심정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거론하면서 “여성만 두 분(정경심 교수와 딸) 있는 집에서 많은 남성들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 집에는 정 교수와 딸, 아들까지 가족 3명에 정 교수가 부른 변호사 3명이 있었다. 검찰 압수수색팀은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이었으며, 검사와 수사관 1명씩은 여성이었다. 압수수색은 변호사 3명이 현장에 도착한 뒤 집행에 들어갔고, 조 장관 측이 압수 대상 범위를 두고 이의제기를 하면서 2차례 추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느라 시간이 지연된 측면도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16일째 단식 농성 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당 지도부 설득으로 건강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조 장관 수사 관련 상황에 화가 많이 났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대통령은) 누구에게 화를 낸 것인가. 이 정권에 분노하고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바로 국민인데, 대통령이 화를 내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경제는 무너지고, 안보는 파탄에 빠지고, 외교도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 정권이 국민이 그렇게 반대하는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앉혀 놨다”며 “국민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데, 범죄 피의자는 검찰청 다니면서 인사받고, 업무 보고받는다고 하니 이게 정상인 것이냐”며 따졌다.

그러면서 “조국 사건은 조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조국 가족 범죄단이라는 말도 했지만, 조국 가족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라며 “이것은 권력형 ‘문재인 게이트’”라는 주장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조국 사태가 시작되니까 처음에는 부인했고, 두 번째는 물타기로 일관했고, 세 번째는 이 총리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감성팔이에 연연했다”며 “그리고는 지난 금요일(27일) 대통령 발언으로 홍위병 정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조 장관 문제를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정권은 이제 여론조작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의원들이 남은 대정부질문 기간과 국정감사를 통해 이 정권의 무능과 부도덕함을 드러내 달라”고 주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