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을 당했다. 나 원내대표 아들의 고교 시절 연구(포스터) 제4저자 등재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를 주장하며 고발한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나 원내대표가 ‘가짜 시민단체’ 등의 발언을 해 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도 추가 고소했다.
민생경제연구소, 국제법률전문가협회, 시민연대 ‘함깨’는 나 원내대표를 미국 예일대 입학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나 원내대표 아들 김모(23)씨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연구 포스터 4저자로 무임승차한 사실이 보도를 통해 새롭게 밝혀졌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씨는 2014년 미국 고교 재학 시절 윤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이듬해 8월 국제의공학학회에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에 1저자로 등재됐다. 연구 포스터는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붙이는 초록의 성격을 띤다. 김씨는 포스터 발표 다음 해인 2016년 예일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이를 두고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김씨가 서울대 교수의 부당한 도움을 받아 연구 포스터 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실적 삼아 예일대에 입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6일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바 있다.
그런데 2015년 국제의공학학회에서 발표된 또 다른 논문 포스터(비실험실 환경에서 심폐체력 지표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에도 김씨가 4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나 원내대표를 추가 고발하게 됐다.
아울러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이날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이만희 원내대변인을 명예훼손과 모욕, 협박 혐의로도 고발했다. 나 원내대표가 이들 단체를 향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친한 ‘가짜 시민단체’의 정치 공작성 고발”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것이다.
정 정책위의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배후 조종에 의해 고발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만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야당 원내대표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단체는 “(우리 시민단체는) 어떤 정치단체나 특정 정치인과 이해관계를 맺지 않고 우리 사회의 공익과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해왔다”며 “(우리 단체는) 공익적 시민모임이었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