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규시즌도 단 4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에는 유독 팬들을 실망시킨 황당한 플레이가 눈에 자주 띄었다.
지난 9월 3일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사직 경기다. 삼성 강민호는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자 땅볼로 2루에 진출했다. 그리고 롯데 유격수 신본기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롯데 투수 김건국은 재빨리 2루수 강로한에게 송구했고, 강민호는 태그 아웃됐다.
정말 보기 힘든 아니 나와서는 안될 잡담 주루사였다. 은퇴선수협의회까지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강민호의 잡단 주루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80억원 FA인 베테랑의 품격을 갈아먹는 행위였다.
또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배영수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무투구 끝내기 보크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말았다.
배영수는 지난 9월 14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1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배영수는 투구 전 1루 쪽으로 견제하는 모션을 취했지만 공을 던지지 않았고, 주심이 곧바로 보크를 선언하면서 3루 주자 김강민이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다. 선수단은 물론이고 관중석은 일순간에 싸늘해졌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조깅 커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지난 9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2-1로 앞선 9회말 투아웃을 잘 잡은 고우석은 김인태에게 1루 강습 타구를 허용했다. 우측 라인선상으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1루수 김용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그런데 고우석의 베이스 커버가 늦었다. 마치 산책 나온듯한 걸음이었다. 말그대로 ‘조깅 커버’가 만들어준 내야 안타였다.
지난 6월 16일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 2회말 때 무려 4사구 8개를 내줬다. 피안타 없이 5점을 내주는 일이 벌어졌다. 1994년 6월 24일 한화 이글스가 전주 쌍방울 레이더스전에 1회에 내준 사사구 8개와 같은 불명예 타이기록이다.
올 시즌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는 폭투였다.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이었다. 지난 6월 6월 12일에는 롯데 자이언츠구승민이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전무후무한 역대 최초 기록이다.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의 무리한 타격으로 포수 여러명이 부상을 입기도 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800만 관중 시대가 끝났다. 관중 100만명이 떠났다. 현장에선 저질 야구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저질 야구가 계속되고 있는 게 맞다. 팬들의 입장에서 야구를 보지 않는다면 내년 700만 관중 달성도 어려운 한국프로야구의 위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