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공무원 아너소사이어티 탄생

입력 2019-09-30 11:20
김영익 수성구청 공무원(뒷줄 오른쪽 2번째)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 후 가족들과 함께 가입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구에서 공무원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김영익 수성구청 공무원(7급)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대구에서 공무원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것은 처음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김씨는 평범한 가정에서 유년을 보냈지만 군 생활 중 아버지가 폐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 후 큰 누나 또한 10개월 뒤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고 갑자기 손녀를 잃은 충격으로 할머니까지 치매 진단을 받으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IMF(국제통화기금) 시절을 겪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지만 김씨는 어려운 환경에도 열심히 공부했고 2005년 대구지방보훈청에 임용돼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수성구청으로 전입해 15년째 근무 중이다.

힘든 시절을 겪으며 소외된 이웃들의 고단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김씨는 그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 국내외 정기기부에 참여해 왔고 월 2회씩 혈소판 헌혈을 했다. 김씨는 자전거를 타고 매일 13㎞를 출퇴근 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통해 모은 돈으로 선행을 이어왔다.

김영익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 않기에 가족들과 상의 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하게 됐다”며 “재산 축적이 아니라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이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의 척도가 되기를 바라고 나눔문화가 더욱 확산돼 국민 모두가 행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