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위 환경미화원’으로 불리던 프로골프 김비오(29)가 경기 중 손가락 욕설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공식 사과했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이 사안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김비오는 지난 29일 경북 구미시의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DBG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로 김대현(16언더파)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4월 전북오픈 우승에 이어 이날 대회에서도 우승한 김비오는 올 시즌 KPGA에서 첫 다승자가 됐다. 그러나 그는 경기 도중 손가락 욕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선두에 있던 김비오는 16번 홀에서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음으로 티샷을 실수했고 순간 화가 난 듯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이후 드라이버로 티잉 에어리어를 내려찍기도 했다. 이후 김비오는 이 홀에서 세 번째 샷 만에 4.5m파 퍼트를 잡아내 공동선두를 유지했고 17번 홀(파3)에선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같은 장면은 TV 생중계를 통해 여과 없이 방영되면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김비오가 그동안 ‘바른생활’ ‘인성갑’ 등의 이미지로 골프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더 컸다. 김비오는 2010년 데뷔 초반에 경기 중 코스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포착돼 ‘필드 위 환경미화원’ ‘쓰레기 줍는 선수’ 등으로 통했다.
결국 김비오는 경기 도중 사과했다. 18번 홀 그린을 향하던 김비오는 카메라를 향해 “아까 죄송했다. 더 성숙한 선수가 되겠다”고 사과했다. 챔피언 퍼트에서 성공하고 우승을 확정하고 나서 그린 주위에 모인 갤러리를 향해서도 큰 소리로 “16번 홀에서 너무 죄송하게 대처했다.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더 성숙한 골프 선수가 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도 김비오는 “무조건 내 잘못”이라며 “16번 홀은 찬스 홀이기 때문에 샷을 하기 전에 캐디가 갤러리에게 ‘조용히 해달라. 핸드폰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우승을 다투는 상황이라 굉장히 예민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김비오는 “이번 행동에 대해서는 프로 선수로서 정말 잘못했다고 느끼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다.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내 잘못에 대한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은 규정상 사실이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아직 인성적으로 덜 성숙한 것 같다. 더욱 성숙한 골프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PGA는 김비오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KPGA 관계자는 “갤러리를 향해 욕을 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며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징계를 받을 것이며 징계 범위는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