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병 모집, 10년 만에 미달 사태…육군과 복무격차 4개월로 늘어

입력 2019-09-29 20:37
지난 3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블랙이글스가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매월 실시되는 공군병 모집에서 10년 만에 미달 사태가 일어났다. 공군은 긴 복무기간 대신 상대적으로 휴가·외박이 많은 등의 장점으로 육군보다 상대적으로 선호됐다. 하지만 최근 군 복무기간 단축과 일반 병사 스마트폰 사용 허용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공군의 장점이 희석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육군과의 복무격차가 4개월도 늘어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병무청 등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올 11월 입영(19년-8회차) 예정인 일반기술·전문기술병 분야에 총 1429명을 모집했으나 833명만 지원했다. 경쟁률은 0.58대1. 모집 정원의 절반에 가까운 596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공군에서 일반 병사 모집을 의미하는 일반기술 분야의 경우 총 666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자 수는 75% 정도인 498명에 그쳤다. 공군병 모집이 미달한 것은 2009년 11월 이후 10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군은 11월 입영자 추가 모집에서 나섰지만 또 미달됐다. 이에 2차 추가모집이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원 미달 사태는 다음 달인 12월 입영 예정 모집에서도 이어졌다. 공군 측은 이달 당초 1472명을 모집하기로 계획했으나, 410명이 부족한 1062명만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은 0.72대1이었다.

일반기술은 자격증·전공과 관련 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한 일반 병사를 선발하는 분야다. 전문기술병은 화학, 의무, 기계, 차량정비, 통신·전자·전기 등 관련 직종 자격·면허 소지자 또는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다.

공군 병사모집 미달 사태는 최근 문재인정부의 병 복무기간 단축 정책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 9월 공군 병사의 복무 기간을 기존 24개월에서 22개월로 2개월 단축했다. 반면 육군과 해병대는 21개월에 18개월로 3개월을 줄였다. 이에 공군과 육군의 복무 기간 격차는 기존 3개월에서 4개월로 증가했다.

또 과거 공군만이 누려왔던 자유로운 분위기 등 장점이 타군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공군은 복무 기간이 조금 길지만 상대적으로 개인 시간이 충분히 보장돼 입영 대상자들에게 선호됐다. 또 일반적으로 6주마다 2박3일의 외박도 주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모든 병사의 평일 일과 후 외출이 허용됐고, 4월에는 일과 후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화가 전군으로 확대됐다.

입영 대상자들 입장에서는 특별한 장점은 엷어지고, 복무기간 격차는 벌어지면서 공군을 굳이 지원할 매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