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기니 부통령 소유 한정판 람보르기니 경매 올라… 전 세계에 단 9대

입력 2019-09-29 17:35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로 꼽히는 적도기니 대통령 아들 소유의 고급 승용차 25대가 스위스에서 경매에 오른다. 이중에는 단 9대만 생산된 람보르기니 한정판 모델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적도기니 대통령의 아들이자 유력 후계자인 테오도린 은게마 오비앙 망게 부통령 소유의 고급 승용차 25대가 2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 경매 대상 차량에는 페라리 7대, 람보르기니 3대, 벤틀리 5대, 마세라티와 맥라렌 각 1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카도 포함됐다. 25대의 예상 판매가격은 1850만 스위스프랑(약 22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중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차량은 람보르기니 베네노 로드스터다. 2013년 람보르기니 창립 50주년을 맞아 단 9대만 생산된 모델이다. 시중에서 약 480만~570만 유로(약 62억~74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경매에 올라온 차량은 주행거리가 325㎞에 불과해 상태가 아주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60만 유로를 호가하는 페라리의 슈퍼카 라페라리도 목록에 올랐다.

오비앙 부통령은 적도기니를 40년 동안 통치해온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의 아들이다. 이들 일가는 석유를 팔아 벌어들인 돈을 빼돌려 초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비앙 부통령은 국제적으로 각종 범죄를 저질러 여러 차례 재판에 넘겨지거나 자산을 압류 당했다. 지난해 9월에는 무려 1600만 달러(약 180억원) 상당의 현금과 보석, 시계 등을 소지한 채 브라질에 입국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에 경매에 오른 차량 25대는 스위스 당국이 오비앙 부통령의 금융범죄 사건을 수사하면서 압류한 것들이다. 최근 스위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를 배상할 경우 기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자국 법률에 따라 오비앙 부통령의 고급 차량을 몰수하는 대신 기소를 철회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