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뛰며 통산 700경기에 나섰던 ‘로켓’ 이동현(36)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동현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동현은 “지난달 700번째 등판 경기가 내 은퇴식이라고 생각했다. 은퇴식을 열어주셔서 프런트와 선수단, 팬에 감사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LG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며 “조력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말했다. 가장 힘든 시기로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이 실패했을 때”라며 “야구를 관둬야하나 생각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여기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2004년 이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이동현은 세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09년 복귀에 성공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기억에 남는 해는 역시 LG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2년이다. 이동현은 “김성근 당시 LG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써 주셔서 이렇게 오래 야구를 할 수 있었다”며 “그때 몸 관리를 잘해 한 타자라도 더 잡고 1점이라도 덜 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김성근 감독에게 이날 “불사조 같았던 선수, 어리게만 느꼈던 선수가 은퇴한다니 감회가 남다르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동현은 밝은 분위기로 회견을 진행했지만 아버지 이형두씨 이야기를 할 때는 눈시울을 붉혔다. “아버지가 창피해서 다른 데 가서 아들이 LG 이동현이라고 말씀을 못 하신다. 그게 너무 죄송했다”며 “이번에 아버지랑 처음으로 소주를 마셨는데 아버지가 ‘고생했다. 고맙다’고 하시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이동현은 시구자로 나선 아버지의 공을 받은 뒤 아버지를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