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의 각별한 우정을 드러낸 칼럼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 장관은 2009년 ‘진중권을 쫓아내는 대학의 저열함’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한 언론에 기고했다.
칼럼은 진 교수가 중앙대 겸임교수 재임용 심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임용 심사 등에서 탈락해 외압 논란이 일었던 2009년 9월 작성됐다. 조 장관은 “진 교수의 강의 취소 소식을 듣고 ‘이거 정말 너무 저열(低劣)하고 치사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학들이) 이명박정부가 들어서 정권의 눈치가 보이니 알아서 기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조 장관은 “진씨의 강의 취소가 이명박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취소 결정이 자율적 결정이라 하더라도 문제는 심각하다. 대학이 대학다우려면 어떠한 사상과 이론도 다 허용되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칼럼에서 진 교수와의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조 장관은 진 교수와 1980년대 후반 주체사상 비판작업을 위해 만나 함께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행보가 달라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진 교수의 각종 비판적 발언이나 사회·문화비평을 접했을 때 “‘역시 진중권이구먼!’”하며 웃었다고 밝혔다. 또 글 말미에는 “진중권을 포용하지 못하는 대학이 대학일 수 있을까”라며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 술 한잔하자고 해야 할 것 같다”고 친밀함을 표했다.
조 장관과 진 교수는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진 교수는 2017년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당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해 “신은 불공평하다. 너무 완벽해서 짜증 난다. 짜증 나는 내 친구 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진 교수는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복잡한 심경을 표하고 있다. 진 교수는 정의당이 조 장관을 ‘데스노트’에 포함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하며 탈당했다가 당 지도부의 만류로 결정을 번복했다. 지난 27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조 장관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검찰개혁에 목숨 거는 게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최적격자임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