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리가 돌아왔다”…‘우산혁명 5주년’ 대규모 시위

입력 2019-09-29 14:02
28일 홍콩에서 열린 '우산혁명 5주년'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우산으로 경찰이 쏘는 물대포를 막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홍콩에서 우산 혁명 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28일(현지시간) 열렸다. 홍콩 시민들은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 민주화 확대를 요구하며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2014년 79일 동안 계속된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5주년을 기념해 도심 내 타마르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도입 반대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지 17주째 주말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서 28일 경찰이 자치정부 청사에 화염병을 투척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시위대는 ‘우산 혁명’ 5주년을 맞아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라고 선언하며 인간 띠 잇기 시위를 재현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예상보다 많은 20만~30만 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홍콩 정부에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을 요구했다.

집회는 이날 오후 8시27분 종료됐고, 이후 시위대는 정부 청사가 밀집한 곳으로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시진핑 주석의 초상화를 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자 일부 시위대는 자치정부 청사에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홍콩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와 충돌했다.

경찰이 오후 홍콩 정부 청사 근처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우산혁명 5주년' 집회가 28일 열린 가운데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마오쩌둥 전 주석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 위를 한 시민이 밟고 지나가고 있다. 포스터에 '나를 밟고 지나가시오(STEP ON ME)'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는 갈수록 민주화 요구 및 반중국 시위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시위대는 다음 달 1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절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최근 홍콩 시위에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 또는 반중 시위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산 혁명은 2014년 9월 28일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중국에 민주적인 선거를 요구하며 홍콩 거리로 나온 것을 의미한다. 시위대는 해산 작전에 나선 경찰이 무더기로 쏘는 최루탄을 우산을 펼쳐 막아 ‘우산 시위’라고 불렸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