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촛불집회를 바라보는 정치권 인사들의 시각이 갈렸다. 보수 인사들은 촛불집회를 비판했지만, 진보 인사들은 집회에 감동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홍위병 같은 문위병의 나라로 만들고 있다. 문화대혁명처럼 나라를 대혼돈 속으로 끌고 가더라도 권력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말 한마디에 수십만 문위병이 궐기한 모습을 지켜보시니 이제 뿌듯한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우리 헌정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국민은 문위병 동원해 법치주의 파괴하고 나라 두 쪽 내는 문 대통령을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집회 당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34년 동안 서초에서 살았다. 그런데 조용하고 깨끗한 이곳이 오늘 짓밟혔다”며 “그 장면을 누에다리에서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찢어졌다. 상식과 정의가 사라졌다. 서울 시내에서 그나마 청정지역이었던 이 동네마저”라며 촛불집회를 비판했다.
반면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께 받은 감동 때문에 쉽게 잠이 안 온다”고 적었다.
손 의원은 이어 주최 측이 추산한 촛불집회 참석자 수에 의문을 제기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부러워 죽겠는 건 알겠는데 이럴수록 더 찌질해 보이니 인파가 줄어들 때까지 그저 조용히 계시길 권고한다”며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글도 남겼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박근혜정부를 퇴출하고 문재인정부를 세운 국민이 3년 만에 다시 촛불을 들었다.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 일만큼 어려운 검찰개혁이라는 새역사의 사명감을 가지고 촛불을 들고 분연히 나섰다”며 “촛불혁명 시즌 2를 예감한다. 이번에는 검찰개혁을 넘어 완전한 적폐청산으로 시즌1에서 못다 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완성해야 한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이 글에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버틸 수 없을 것이고 버틴다면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며 윤 총장에게 검찰개혁 동참도 촉구했다.
앞서 검찰개혁을 촉구한 대규모 집회가 전날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렸다.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 팻말을 든 집회 참석자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 장관에게 무리하게 의혹을 제기했다”며 일부 언론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집회 참석자를 150만명으로 추정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