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돼지열병에 돼지고기 가격 82% 폭등…더 오를 듯”

입력 2019-09-29 13:26 수정 2019-09-29 13:59
중국 위한의 한 시장 정육점 직원들이 지난 3일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뉴시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1년 만에 82%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공급확대 정책을 펴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9일 한은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급등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26일 도매가 기준으로 전년 동일 대비 82.4% 올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했다.

보고서는 돼지고기 가격 급등 배경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및 확산에 따른 돼지 사육두수 감소, 돼지 사육농가의 수익률 저하 등을 꼽았다. 정부의 환경보호 정책도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 중국 정부가 돼지고기 공급 확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모돈(母豚) 사육두수가 이미 크게 줄어 공급 여건이 단기에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전체 고기 소비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6.6%(2017년)에 달한다.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9.3%(2018)에 이를 정도로 중국의 돼지고기 선호도는 높다.

중국 정부는 집단폐사 보조금 지급, 돼지 농가 융자 지원, 환경보호 정책 완화, 정부 비축물량 공급 등으로 공급 확대책을 내놨다. 올들어 지난 1∼8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7% 늘었다. 주요 수입국은 독일, 스페인, 캐나다, 브라질, 미국 등이다.


보고서는 다만 “돼지고기 가격 불안정에도 내수 부진에 따른 비식품 부문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정부 목표치(3%)를 상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중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10.0%였는데 반해 비식품 물가 상승률은 1.1%에 불과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