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렬이 좋은 밸런스를 등에 업고 GSL 첫 우승을 달성한 데에 기쁨을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세랄’을 반드시 잡겠다고 했다.
이병렬은 28일 서울 강남구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19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리그(GSL)’ 코드S 시즌3 결승전에서 조성호(Trap)를 4대 0으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경기 후 매체 인터뷰에서 이병렬은 “노력한 만큼 이기니깐 기분이 좋다. 다만 티를 내기 조금 어려워서 불편하다”면서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번에 결승에 진출하긴 했는데, 상대가 같은 팀 선수라서 편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성호가 저그가 밸런스적으로 좋다보니, 준비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저도 준비를 하게 됐다. 결승이다 보니깐 부담도 되고 가족들도 지켜보니깐 더 열심히 했고, 결과가 나왔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이병렬은 “조성호가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다. 저도 잘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밸런스가 저그에 좋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이병렬은 부모님에게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집에 가면 제가 왕이다. 어머니가 믿고 해주시는 만큼 저도 성적으로 보답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GSL 우승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항상 8강에서 형편없는 경기로 떨어져서 팬들께서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제가 최고의 저그라고 생각했던 팬들께 보여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경기 떨어질 때도 위로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블리즈컨에서도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를 곱씹은 이병렬은 “1, 2세트가 좀 불안했다. 준비도 덜 됐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이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둘 다 이기면서 이후가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3세트 ‘킹스 코브’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호 스타일이 무난하다. 무난한 거 잘하는 선수와 연습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개념이 잡힌 것 같다. 까다로울 것 같은 플레이 위주로 많이 준비했다. 특히 강민수 선수한테 많이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날 땅굴망으로 큰 재미를 본 이병렬은 “즉흥적인 선택이었다”고 했다. “할 생각이 많지 않았는데, 대회에서는 운을 노리는 플레이가 좋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저그의 상승세 비결을 묻자 “김대엽형이 후반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저그들한테 쉽게 지더라. 저도 연습을 하면서 감염충이 모이면 거의 지기 힘든 것 같았다. 원래 후반도 자신이 있었는데, 요즘은 모든 저그가 다 잘해서 너프를 해야 될 것 같긴 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땅굴망’에 대해 “동족전에서도 한 번 뚫리면 정신을 못 차린다. 다른 종족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주도권이 확 넘어가기 때문에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병렬은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오면서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성적이 잘 안 나와서 우승까지 안 바라고 적당히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우승을 많이 해보고 하니깐 스스로 자랑스럽다. 부모님도 저를 기특하게 생각할 것 같다”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이병렬은 이번 시즌이 큰 고비였다고 했다. 아무래도 소홀했던 부분이 컸다고 한 그는 “열정이 죽어 있었는데, 16강과 8강을 가면서 ‘확실히 저그가 좋구나’ 생각했다. 맵도 저그에게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맵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8강에서도 사실 마음 편하게 했는데 이겼다. 막상 준결승을 가니깐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블리즈컨 무대에서도 이병렬의 강세가 이어질까? 그는 “제가 큰 대회에서 강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꼭 가고 싶다. 우승 해봤고, 16강을 한국에서 하니깐 긴장도 덜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좋은 평가를 받는 ‘세랄’ 요나 소탈라에 대해 “전에 했을 때 한국에 이런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하더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제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블리즈컨에서 세랄은 무조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