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살해’ 계부, 한달 전 보육원서 아이들 억지로 데려왔다

입력 2019-09-28 15:39
게티이미지뱅크

5살 의붓아들을 각목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계부가 보육원에 살던 의붓아들을 억지로 집에 데리고 와 한 달 만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A씨(26)는 지난달 인천 한 보육원을 찾아 첫째 의붓아들 B군(5·사망)과 둘째 의붓아들 C군(4)을 자택으로 데리고 왔다.

두 아이는 과거 A씨로부터 심한 폭행 등 학대를 당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육원에는 2017년 3월에 들어가 2년 넘게 지내왔다.

A씨는 2017년 1월 13일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B군의 얼굴과 목을 심하게 때렸다. B군의 몸에는 짙은 멍이 들었지만 A씨는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방치했다.

이어 같은 해 3월 2일 B군의 다리를 잡아 들어 올린 뒤 바닥에 세게 내리치기도 했다. 그 후 이틀 뒤에는 C군까지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했다.

A씨는 그해 10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4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두 의붓아들은 계부의 폭력에서 벗어나 보육원에서 살기 시작했다. 두 아이는 아픔을 딛고 보육원 생활에 적응해 지내왔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30일 무작정 보육원으로 찾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겠다며 억지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씨에게 아이들을 보내준 보육원 측은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2년 6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두 아이 중 첫째인 B군은 A씨의 폭행에 시달리다 끝내 숨졌다. A씨는 아이의 손과 발을 25시간가량 묶어두고 1m 길이의 각목으로 심하게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체포된 후 경찰 조사에서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에 따르면 A군은 복부 손상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살인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여부는 29일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두 의붓아들을 보육원에서 지난달 집으로 데려온 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날짜나 데려온 이유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