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극복하고 공무원시험 합격

입력 2019-09-28 00:15 수정 2019-09-29 11:13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 싶습니다. 후배님들을 응원합니다.”

한남대(이덕훈 총장)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최근 특별한 편지가 도착했다.

2019 대전시 9급 공무원(일반행정직) 시험에 합격한 한남대 법학과 졸업생 시각장애인 구제회(29·사진)씨가 보낸 편지였다.

편지에는 구씨의 절절한 학창시절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구씨는 올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했다고 털어놨다.

센터는 칠판의 글씨를 볼 수 없는 구씨에게 노트 필기를 대신해줄 도우미 학생을 소개했다.

구씨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도우미와 센터 상담을 받으며 보냈다.

학교 열람실에서 수험공부를 하면서도 센터와의 인연은 계속됐다.

구씨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제 합격수기가 특히 센터에서 활동 중인 장애학생들에게 많은 응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시각장애를 가진 후배들이 자신의 수기를 통해 도움을 받기 원한다며 행정직 공무원에 합격하기까지 수험기간과 실패극복, 스트레스 해소법, 면접 준비까지 경험담을 자세히 들려줬다.

구 군은 시각장애로 인해 학원수강이 불가능하다보니,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며 공부했다.

불편한 눈 때문에 피로를 빨리 느끼고 힘이 들지만 남들보다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책을 보며 숙지했다.

구씨는 “실패 할 때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들었다. 취업에 먼저 성공한 지인들은 기죽지 않도록 항상 응원하고 북돋아 줬다”며 “장애는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벽은 스스로 깨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대학시절 취업에 목메 꿈많고 행복한 20대를 억누르지 않기를 바란다”며 “많은 경험을 하고 실패해 보고, 도전해보는 대학생활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