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죽을 힘 다해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딛겠다”

입력 2019-09-27 14:50 수정 2019-09-27 19:20
조국 법무부장관.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며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주간지 ‘시사IN’은 25일 조 장관과 진행한 인터뷰 일부를 27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조 장관 가족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50일 넘게 수사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장관이 인터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조 장관은 시사IN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은 저를 딛고서라도 나아가야 한다”면서 “더뎌 보이더라도 차근차근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야 한다. 저도 구시대의 잿더미를 넘어 새로운 개혁의 시간이 온다는 다짐을 하며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간 끌고 와서 (공수처 법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도 험난한 길에 있는 것 같다”며 “그래도 어느 때보다 법적 제도화에 가까이 왔고, 지금이 아니면 더 어려워질 거라는 간절함이 있다”고 했다.

‘민정수석 시절 검찰개혁을 힘 있게 밀어붙였어야 했다는 평이 있다’는 질문에는 “문 정부 초기부터 입법을 통해 검찰개혁을 불가역적으로 법제화·제도화하는 데 주력했다. 독립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경찰에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했다”며 “대통령이 검·경 상급부서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시해서 논의를 거쳐 합의하도록 하는 게 법치주의에 맞다. 민정수석으로서 그 과정이 이행될 수 있도록 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독립을 전혀 간섭을 안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질문에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예산 분장과 사건 지휘·감독권 행사는 검찰에 대한 부당한 압력 행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넓은 의미에서 보면 검사도 행정 관료다. 하지만 관료라고 하더라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통제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뉴시스

조 장관은 가족의 기소 가능성에 대해서 “법무부 장관이자 집안의 가장으로서 특정 언급을 하기에 매우 곤란하다”면서도 “검찰과 제 아내 사이에 다툼이 있다. 그 다툼은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따라서 사후 형사 절차에서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을 때 이런 상태에 놓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고 생각한다”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이 국민의 뜻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 상당수가 제게 실망했고 분노하셨다. 하지만 국민이 저의 부족함을 다 알면서도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나서고 있다”며 “갈 때마다 불편한 한 걸음이지만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생각하면서 일하려고 한다. 뒤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딛겠다”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