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간 해외직접투자액이 2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조업 등에서 ‘탈(脫)한국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가 27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4∼6월 해외직접투자액은 1년 전보다 13.3% 늘어난 150억1000만 달러(18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80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앞서 지난 1분기(1~3월) 해외투자액이 141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21.3%로 가장 많았고, 케이맨군도(16.1%), 중국(13.9%)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제조업에서 해외 투자액 비중이 가장 규모가 컸다. 올해 2분기 제조업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57억5000만 달러로 1분기(58억2000만 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동기보다는 14.3% 증가했다. 기재부는 “기업의 글로벌화 본격화에 따른 대형 M&A(인수합병), 생산시설 확장 투자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해외투자 러시가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노동 생산성 약화 등에 따른 결과라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종별 비중은 제조업이 38.3%, 금융 및 보험업(34.8%), 부동산업(9.2%), 광업(5.0%)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수익 목적의 선진국 대상 펀드형 투자가 확대되는 것이 금융업에서 해외 투자 확대 배경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1.3%로 가장 많았고, 케이맨군도(16.1%), 중국(13.9%), 홍콩(7.4%), 싱가포르(5.2%) 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투자가 1년 전보다 각각 14.7%, 123.7% 늘었다. 중국 투자가 급증한 것은 반도체·전기장비 분야의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대기업의 시설투자 확대 때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또 기업의 글로벌 판매망 확대를 위한 대형 M&A 투자 증가로 미국 투자도 소폭 늘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