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용의자 사비로 신문 구독 中 “화성 기사는 삭제 후 전달”

입력 2019-09-27 10:15 수정 2019-09-27 10:44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모(56)씨가 사비로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도관은 화성 사건과 관련된 기사는 삭제한 뒤 신문을 넣어주고 있다.

26일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이씨는 외부 소식이 차단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신문으로 바깥세상과 연결돼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신과 관련된 기사는 배제된 채 소식을 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혼거실에서 독방으로 옮겨진 이씨는 하루 한차례 운동을 제외하면 줄곧 독방에서 생활한다. 이씨는 평소처럼 잠을 규칙적으로 자고 세 끼 식사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독방에 수세식 화장실과 세면대 등은 있으나 혼거실에 있는 TV는 없다.

이씨가 사비로 구독하는 신문은 매일 전달되고 있다. 이씨가 구독하는 신문은 일간지로 알려졌다. 이씨는 부산교도소 수감 이후 계속 신문을 구독해왔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는 신문을 한 달 단위로 신청해 구독할 수 있다.

교도소 측은 화성연쇄살인 수사 상황이나 이씨 본인과 관련된 기사는 오려내고 신문을 넣어준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영향을 끼치거나 심경 변화로 돌발 행동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개인 운동도 다른 수감자와는 마주치지 않게 혼자 하고 있으며 노역은 중단한 상태다. 독방 이감 이후 이씨에게 면회 온 사람은 없다. 독방 이감 전에는 매년 2~3회 가족과 지인이 면회를 왔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이씨는 지난 18일 화성연쇄살인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언론 보도 이전에 독방으로 옮겨져 관련 기사 내용을 접하지 못했다”며 “경찰이 계속 찾아오고 오려진 신문이 들어가다 보니 상황을 궁금해할 수 있지만, 평상시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5, 7, 9차 사건의 3가지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 이씨는 5차례 경찰 접견 수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별개로 처제 성폭행·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