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45)가 작품에 대한 특별한 소회를 밝혔다.
호아킨 피닉스는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전 세계 많은 관객이 이 영화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고 여러 반응을 보여주고 계시다”면서 “굉장히 몰입감이 높은 영화인데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2일 개봉하는 ‘조커’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달은 뒤 자신 안에 잠재돼 있던 ‘조커’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희대의 악당 조커가 탄생하기까지의 독창적 서사를 다룬다.
코믹북 기반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오리지널 스토리. 독립된 세계관 속에서도 고담시, 토마스 웨인, 알프레드 집사, 아캄 주립 병원 등이 등장해 DC 시리즈와의 연결고리가 된다.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제76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 중 아서 플렉은 고담시의 분열된 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남자로 그려진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아서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하지만 매번 본인이 웃음거리 신세가 되어버린다. 반복되는 무관심과 매정함 그리고 배신의 굴레에 빠진 그는 연이어 잘못된 선택을 내린다.
호아킨 피닉스는 “아서는 평소 산만하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그런 설정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반면 춤을 출 때 아서는 우아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렇게 평상시와 조커가 됐을 때 서로 대비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행오버’ 시리즈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았고,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브래들리 쿠퍼도 제작에 참여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해 작품에 힘을 실었다. 열연을 펼친 호아킨 피닉스는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호아킨 피닉스는 “‘배트맨’ ‘다크나이트’도 봤지만 많이 참고하진 않았다. 나는 조커의 독특하고 특별한 면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조커 캐릭터의 영향력이 이렇게 큰지 이번 에 알게 됐다. 토드 감독이 조커만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고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점에 감동했다”고 얘기했다.
조커 역을 소화하기 위해 호아킨 피닉스는 23㎏에 달하는 체중을 감량해가며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갈비뼈가 다 보일 정도로 앙상한 몸을 하고도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의 연기는 경탄을 자아낸다. 그는 현장에서 때로 힘에 부칠 때도 많았으나 감독에게 의지하며 견뎌냈다고 털어놨다.
“모든 작품에 힘든 점은 있다. 어떤 날은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더 못하겠다’ 싶었던 적도 있는데,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에너지와 영감을 많이 받았다. 이 배역은 에너지를 쏟아 부을수록 오히려 더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진되거나 고갈된다는 느낌은 없었다. 동기부여를 얻으며 일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도 전했다. 호아킨 피닉스는 “역동적인 영화산업이 있다는 점, 열정적인 팬들이 있다는 점, 이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기쁘다”면서 “직접 가서 여러분을 뵀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다음번에는 꼭 한국에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