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사랑했던 당이 시류 편승, 스스로 떠난다”…한국당 탈당

입력 2019-09-26 19:08 수정 2019-09-26 22:43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6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백양관에서 예정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교양수업을 위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6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류 교수는 “사랑했던 당이 시류에 편승해 저를 버리려 해 스스로 한국당을 떠나기로 했다”는 입장을 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류 교수가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당 윤리위가 징계 절차에 들어가니 당을 탈당했다”고 말했다. 류 교수가 자진 탈당하면서 애초 이날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당 윤리위원회는 취소됐다.

류 교수는 홍준표 전 대표 시절인 2017년 당 혁신위원장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2월 6·13 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같은 해 11월 한국당에 입당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그는 입장문을 내 “한국당이 저를 여의도연구원에서 내보내고 징계를 고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때 제가 몸과 마음을 바쳤고, 사랑했던 정당이라 침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했던 당이 학문의 자유를 지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시류에 편승해 저를 버리는 아픔을 감당할 수 없어 스스로 한국당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류 교수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헌법 가치의 수호를 포기한 한국당의 처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좌파와의 전쟁에서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며 신념 있게 싸우지 못한 것이 (지난 대선 때) 한국당이 패배한 원인이었다”며 “지금 한국당은 여전히 신념과 철학이 없는 당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