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과 해병대가 최근 한국 대신 알래스카에서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줄줄이 유예되거나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미 해병과 수병 3000여명이 이달 알래스카에서 훈련을 했다. 이 훈련은 ‘극지원정역량연습(AECE)’이라고 불리는 미 해군과 해병대의 합동 훈련이었다. 상륙훈련뿐 아니라 로봇을 사용해 기뢰를 제거하는 훈련, 연료 수송 연습 등이 진행됐다. 일부 훈련은 샌디에이고에서 실시됐다.
제3원정타격전대 지휘관인 세드릭 프링글 해군 소장은 “지난해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모든 훈련을 중단했다”며 “그래서 한반도에서 1년에 4번 정도 훈련을 하는 대신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과 해병대가 독수리훈련이나 쌍룡훈련과 같은 훈련을 위해 한반도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미 정부는 지난해 북한 비핵화 협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키리졸브(KR) 연습, 독수리훈련(FE) 등 주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해 실시하거나 유예했다. 올해 KR·FE는 공식 종료됐다. 독수리훈련 기간 중 실시됐던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올해 실시되지 않았으며, 한국 해병대 단독 훈련으로만 진행됐다. 프링글 소장은 알래스카를 훈련 장소로 결정한 데 대해 “작전 지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해군 전력은 어디에나 전개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어려운 장소를 찾아 그곳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군이 한국에서 실시됐던 훈련을 알래스카에서 계속 실시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프링글 소장은 “알래스카 훈련이 한반도에서 취소된 훈련을 계속 대체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알래스카의 추운 기후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 군 관계자는 26일 “미군은 한반도를 최적의 훈련지로 여겼으며, 한반도 지형을 활용한 여러 형태의 연습을 실시했었다”며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 이후 미군은 내부적으로 여러 대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