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건축된 경북대학교 기숙사(첨성·명의관)를 운영사가 부실하게 운영해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대 교수회는 26일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편없는 수준의 식단은 물론 벽지에 곰팡이가 피고 고장 난 보일러를 방치하는 등 기숙사 건물관리가 엉망이라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며 “계약해지와 새로운 운영사 선정 등을 통해 기숙사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숙사는 2009년 179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문을 열었다. 경북대 교수회 측은 운영사 측이 협약내용을 위반하고 사실상 식당을 직영하면서 낮은 단가의 식단을 제공해 물의를 일으켜 왔다고 주장했다. 당초 A건설사와 호텔이 공동으로 식당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호텔이 부도로 빠지고 A건설사가 혼자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건설사는 운영사와 특수관계에 있다는 것이 교수회 측 주장이다. 또 기숙사 내부 벽지에 곰팡이가 피고 누수가 발생하는 등 많은 시설 문제가 드러났다고도 했다.
앞서 경북대 기숙사는 지난 3년 동안 기숙사 운영 성과 평가에서 최하위인 C등급을 받았다. 교육부는 2011년 종합 감사에서 경북대 BTL 실시 협약이 부적절하다며 실시협약을 변경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학교 측은 뒤늦게 2017년 1월 운영사를 상대로 부당 이득금 54억40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기숙사 관생 자치회의 학생 100여명도 기숙사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연대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생들의 탄원서에도 연결복도 창호 침하, 보도블록 훼손 방치, 고장난 보일러 방치, 입주 청소 부실, 세탁기 관리 부실, 편의시설 관리 부실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북대 교수회 측은 “잔여 사업기간이 10년이나 남았는데 지금의 운영사에게 계속 운영을 맡길 수 없다”며 “학교 측은 기숙사 운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진행 중인 소송에도 반드시 승소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숙사 운영사 측은 소송 중인 사안이라 이에 대해 이야기 하기가 곤란하다고 전했다. 교수회 측은 소송과 관련해 계약대로 이행했다 것이 기숙사 운영사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