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보내겠다” 인스타서 사귄 美재력남…알고보니 사기범

입력 2019-09-26 13:59 수정 2019-09-26 15:18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

외로움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일명 ‘로맨스 스캠’이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각종 SNS와 이메일로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26일 강원도 동해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동해시에 사는 여성 A씨(40)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인 남성과 만났다. 그는 자신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기술사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갔다.

얼마가 지난 후 미국 남성은 A씨에게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과 함께 돈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국에서 집을 마련할 돈 70만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내겠다”며 “대신 통관 비용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미국 남성은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며 “벌금을 낼 돈을 빌려달라”고 또다시 부탁했다. A씨는 총 9000여만원을 미국 남성에게 보냈다.

경찰은 최근 A씨의 피해금을 찾으려던 인출책 B씨(37·라이베리아)와 C씨(49·나이지리아)를 붙잡아 피해금을 되찾고,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같은 로맨스 스캠은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1년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2억3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60대 여성 사업가가 온라인 연인에게 속아 4년에 걸쳐 약 260억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동해경찰서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SNS에서 만난 외국인이 말을 걸고 돈을 요구한다면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