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일명 ‘로맨스 스캠’이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각종 SNS와 이메일로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26일 강원도 동해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동해시에 사는 여성 A씨(40)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인 남성과 만났다. 그는 자신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기술사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갔다.
얼마가 지난 후 미국 남성은 A씨에게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과 함께 돈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국에서 집을 마련할 돈 70만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내겠다”며 “대신 통관 비용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미국 남성은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며 “벌금을 낼 돈을 빌려달라”고 또다시 부탁했다. A씨는 총 9000여만원을 미국 남성에게 보냈다.
경찰은 최근 A씨의 피해금을 찾으려던 인출책 B씨(37·라이베리아)와 C씨(49·나이지리아)를 붙잡아 피해금을 되찾고,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같은 로맨스 스캠은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1년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2억3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60대 여성 사업가가 온라인 연인에게 속아 4년에 걸쳐 약 260억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동해경찰서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SNS에서 만난 외국인이 말을 걸고 돈을 요구한다면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