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캐릭터를 모방한 총기난사범의 범죄로 사망한 피해자 유족들이 개봉을 앞둔 영화 ‘조커’ 배급사에 편지를 전달했다.
26일 BBC에 따르면 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한 극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최근 ‘조커’ 배급사인 위너 브라더스에게 서한을 보냈다. 여기에는 영화의 폭력성에 대한 우려가 담겼고, 총기 폭력 반대 조치에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다.
당시 발생한 사건은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에서 발생해 같은 이름의 사건명이 붙었다. 범인인 20대 남성 A씨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커 캐릭터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체포된 뒤에도 자신을 조커라고 소개했다. 때문에 영화를 따라한 모방 범죄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위너 브라더스에 서한을 보낸 유족은 이 사건으로 딸을 잃은 샌디 필립스 부부와 또 다른 3명의 피해자 가족이다. 이들은 “영화 예고편을 보고 나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수록 필요 이상의 폭력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뼛속까지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영화사가 어떤 책임도 다하지 않으며 대중의 우려를 전혀 공유하고 있지 않은 것에 화가 났다”며 서한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BBC가 인용한 서한을 보면 유족들은 “당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도 “큰 권력에는 큰 책임도 따른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사의 거대한 플랫폼과 영향력을 더 적은 총기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싸움에 써주길 부탁하는 이유”라고 호소했다.
위너 브라더스는 “우리는 2012년 총기난사 사건을 포함해 오랫동안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기부해왔다”며 “조커라는 허구의 캐릭터와 영화는 현실 세계의 폭력에 대한 지지가 결코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