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가 3위권 사수를 위해 갈 길 바쁜 FC 서울과 원정에서 비기며 올 시즌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첫 승점(1점·1무 2패)을 가져왔다.
경남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1라운드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경남은 강등권 경쟁에서 이날 상주에 3대 2로 깜짝 승리를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24점)이 같아졌지만 다득점(35골)에서 인천(27골)을 앞서 10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서울은 최근 6경기 1승 2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며 이날 선두 전북 현대에 2대 0 승리를 거둔 대구 FC에 승점 5점차로 쫓기게 됐다.
전반전은 서울이 압도했다. 경남에 슈팅 2개(유효슈팅 1개)를 허용하는 동안 슈팅 12개(유효슈팅 5개)를 쏟아 부을 정도였다. 첫 골은 전반 17분 만에 나왔다. 페시치가 경남 진영 우측 측면에서 오른 발로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골 넣는 수비수’ 황현수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헤딩으로 절묘하게 돌려놓았다. 황현수의 시즌 4호골. 헤딩 능력이 있는 황현수를 문전 앞에서 자유롭게 놓아준 경남 수비의 실수였다.
서울은 페시치와 박주영을 앞세운 활발한 연계 플레이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골을 득점하지 못한 게 흠이었다. 전반 24분 페시치가 공간으로 찔러준 절묘한 패스를 이명주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수비에 막혔다. 박주영은 전반 27분 고요한이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위치 선정 후 헤더로 돌려놓았지만 경남 골키퍼 이범수의 선방에 막혔다.
경남으로선 전반 19분 오스만이 고요한과 부딪친 후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해 전반 31분 김승준과 교체된 게 아쉬웠다. 오스만의 부상으로 경남은 3백에서 4백으로 전환해야 했다. 김종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4백으로 구성하기엔 센터백들의 조직력이 아직 좋지 않아 시야가 좋은 미드필더 하성민을 3백 왼쪽으로 활용해 안정감을 찾았다”며 “왼쪽 윙백 오스만이 제리치를 도울 수 있는 면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기 전 구상이 완전히 틀어진 것이다.
그런 경남을 구한 건 배기종이었다. 발 빠르고 경험이 풍부한 배기종은 후반 14분 고경민을 대신해 오른쪽 윙어로 배치된 후 서울의 왼쪽 측면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투입 2분 만에 날카로운 크로스를 한 차례 시도한 배기종은 후반 25분에도 오른발 크로스로 양한빈의 선방에 막힌 제리치의 완벽한 1대 1 찬스를 만들었다. 배기종은 후반 33분 드디어 결실을 봤다. 빠른 발로 서울 왼쪽 측면을 돌파해 수비 한 명을 제쳐내고 왼발 슛으로 서울의 우측 골망을 갈랐다.
서울은 후반 42분과 45분 이명주가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시도한 왼발 인프런트 킥과 헤딩슛이 경남 골문을 날카롭게 파고들었지만 모두 이범수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무승부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