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았다. 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규제 개혁과 노동 개혁, 투자환경 개선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민주당은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상시적으로 듣고자 최운열 의원을 공식 창구로 지정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경련에서 기업인을 만난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날 행사 명칭은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주요 기업 현안 간담회’로 정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전경련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도 전경련을 찾았었다.
간담회 개최를 주도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어떻게 하면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를 풀어가기 위한 지혜를 같이 모을 수 있을까 해서 자리를 마련했다”며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어떻게 하면 기를 펴고 기업을 (경영)할 환경을 만들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원내수석부대표와 홍영표 전 원내대표, 민병두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12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전경련에서는 권태신 상근부회장과 배상근 전무가 참석했고 기업에서는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를 비롯해 롯데 GS 한화 등 14개 주요기업 임원이 자리했다. 권 부회장은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이 신나게 다시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규제 환경을 정비하고 노동 유연성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을 대표해 발언한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여기 온 모든 분이 경제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본다”며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간담회는 경제와 기업 정책과제에 대한 배 전무의 주제발표에 이어 기업별 애로와 건의사항을 듣는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서는 규제개혁과 노동개혁과 관련한 기업들의 요구가 주로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결과 브리핑에서 “투자환경 개선 측면과 노동 개혁, 규제 개혁, 정기국회에서 요구할 제안 등 네 가지 카테고리로 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배 전무도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기업들이 원하는 부분, 세제 이슈와 법안에 관련된 걸 말했고 이외에도 주52시간 등 노동 이슈에 대해 기업들이 의견을 모은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기업의 애로사항이 있으면 그때그때 알려달라”고 화답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적극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선 (국회의원이) 분명한 신념을 가지고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 단순히 이념적으로나 선입견을 갖지 말고 기업 애로사항이 있으면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경제 문제와 관련해 기업들 이야기를 듣고자 최운열 의원을 ‘창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방문이 당 지도부나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경련과의 관계 개선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변인은 “원내지도부의 공식활동이라기 보다는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을 모아서 진행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전경련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패싱(배제)론’에 휩싸였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