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경심 교수, 1층 청사 출입문 통해 출입할 것”

입력 2019-09-25 17:50 수정 2019-09-25 21:52

“정경심 교수는 1층 청사 출입문을 통해 출입할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25일 조 장관 배우자 정 교수가 서울중앙지검에 사실상 공개적으로 출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이미 기소된 정 교수는 가족 사모펀드, 증거인멸 의혹에 얽힌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의 핵심 피의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적정한 시점에 소환할 계획”이라며 “1층 출입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4일 조 장관의 아들, 지난 22일에는 조 장관의 딸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취재진 앞에서 검찰에 출석했던 것과 비교하는 얘기도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비공개 소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알지만 직계비속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앞서 페이스북에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며 검찰의 자녀 수사를 비판했다. 정 교수는 “아들이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 넘어서까지 16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아들이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되어 있네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딸에 대해서도 “어제(24일)가 딸아이 생일이었는데 아들 소환으로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며 “2차 소환에 임한 딸 아이는 또 눈이 퉁퉁 부어 밤늦게 돌아왔다.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에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들 조씨를 조사한 16시간에 대해선 “휴식과 식사, 조서 열람, 수정 시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의 수사 장기화 비판에 대해서는 “본격 착수로 따지면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정 교수가 검찰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할 때 조 장관은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방문해 2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했다. 조 장관은 오전 천안지청에 도착해 “이상돈 검사 같이 일하는 형사부, 공판부 검사들 상황이 어떤지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천안지청 소속이던 이 검사는 지난해 9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다 쓰러져 순직했다.

대화에 참석한 천안지청 평검사 13명 전원이 조 장관에게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검사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우려하면서 업무 과부하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관련 질문은 없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 장관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일정에 나섰다. 그는 인천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 국제협력회의에서 만난 기자들이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묻자 “수사는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다음 주 법무연수원에서 열리는 검사장 승진자 교육에 조 장관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비롯한 대검 고위간부 7명 전원이 불참하기로 했다. 사흘간 열리는 검사장 승진자 교육에는 조 장관 주재 만찬 일정이 포함돼 있다. 검찰 수뇌부와 조 장관 사이에 껄끄러운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16일 구속된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10일) 더 연장했다.

천안=허경구 기자, 박상은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