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몰골로 ‘코끼리 혹사’ 알린 티키리 끝내 숨져

입력 2019-09-25 17:40 수정 2019-09-25 17:41
코끼리 구호재단이 티키리의 죽음을 알리며 올린 생전 모습.페이스북 캡쳐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모습에도 축제에 동원돼 충격을 안겼던 코끼리 ‘티키리’가 70살의 나이로 숨졌다.

‘코끼리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은 24일 페이스북에 “티키리의 고통은 이제 끝이 났고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졌다”고 전하고 “평화롭게 잠들라”고 명복을 빌었다.

스리랑카에서 축제에 동원돼온 티키리는 지난달 코끼리구호재단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사진에서 티키리는 위태로울 보일 정도로 심하게 마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진에선 축제를 위해 화려하게 장식된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이에 평소 앙상한 몸을 겨우 지탱하며 살아가던 티키리가 축제 때는 장식에 가려진 채 혹사당했다는 추측이 일었다.

축제 의상을 걸친 코끼리들 모습.스리랑카 관광청 홈페이지

스리랑카 칸디에서 매년 열리는 대규모 불교 축제 ‘페라헤라’는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를 볼거리로 내세운다. 축제에서 코끼리들은 부처의 치아 사리가 담긴 금상자를 옮기며 행진한다. 티키리는 지난달 14일간 치러진 이 축제에 동원된 60마리 코끼리 중 하나였다.

당시 코끼리구호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열흘 내리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수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축제를 주관한 사찰 측은 티키리는 소화 관련 질병 때문에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 질병은 티키리의 힘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코끼리 혹사 논란이 커지자 스리랑카 관광부 장관은 티키리를 축제 공연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코끼리구호재단은 티키리는 축제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고립된 채 지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