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김홍걸·이외수·신문선 등 1184명…‘이재명 지키기 범대위’ 출범

입력 2019-09-25 17:37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발기인들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항소심 재판에서 당선무효성이 선고된 이재명 경기지사 ‘지키기’를 내세운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을 통한 사법부 독립 침해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와 공정의 시대정신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며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 지사가 지사직을 내려놓는 불행한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재야 원로인 함세웅 신부는 “이재명 지키기는 바른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 화해와 공존의 가치를 지키는 역사적 소명이자 의무”라며 “이 지사를 함께 꼭 지키도록 대법관 모든 분께 호소한다”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선거 때 했던 발언 하나하나를 시비해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검찰과 경찰에 가고, 다시 그것을 법원에서 심판하게 돼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사법부가 좌우하게 되는 어리석은 자해정치를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일 수원고법에서 열린 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책위에 따르면 1차 발기인으로 종교·법조·언론·문화예술계 등에서 1184명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함 신부와 김 상임의장,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노혜경 시인 등을 비롯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축구 해설가 신문선씨, 소설가 이외수씨, 가수 김종서씨, 방송인 서승만씨, 배우 안석환씨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책위 측은 “2차 발기인 명단 발표 때는 50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중순까지는 대법원에 각계각층의 탄원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증거만 보고 판단해야 하고, 무엇보다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 이런 식의 실력 행사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사법정의에 반하는 것이며, 재판을 정치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수원고법 형사2부는 지난 6일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