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지난해 중국 공장 평균 가동률이 70%를 밑도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정치권에서 대 중국 투자규제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중국을 계속 압박하는 분위기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포드자동차의 중국내 합작법인은 충칭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하는 방법으로 인력을 감축했다. 이는 중국내 자동차 판매 감소로 현지 공장가동률이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알릭스 파트너스 조사에 따르면 포드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24%였다. 포드의 올해 상반기 중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가 일시 조업정지를 포함해 인력을 20% 이상 줄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 현대자동차도 올 상반기 판매가 10% 이상 감소했다. 2017년 생산을 시작한 충칭공장 가동률은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은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지만 최근 일본 스즈키가 충칭시에 거점을 둔 합작회사에서 철수하고, 현지 업체인 창안자동차도 판매부진에 빠지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천민얼 충칭시 공산당 서기는 탕량즈 충칭시장을 지난 5월 한국과 미국, 일본에 급파해 현대자동차와 포드 등에 계속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 외에 후베이성 우한시와 쓰촨성 청두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PSA와 중국 둥펑자동차의 합작법인 선룽자동차도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26%에 불과했고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대수는 60%나 감소했다.
최근 선룽자동차가 현재 8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2022년까지 절반 수준인 4000명으로 줄이고, 현지 공장 4곳 중 2곳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선룽 자동차의 4개 공장 중 정상가동하는 곳은 1곳 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이 당초 무역분야에서 기술 분야에 이어 주식투자와 신규상장 등 자본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최근 연방공무원의 연금운용을 관리하는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에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내년으로 예정된 주가지수 연동 운용에 중국 인민해방군 거래처가 포함돼 있는 점을 문제삼았다.
또 의회 초당파그룹은 지난 6월 미 증시상장 중국기업에 대한 감독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중국기업의 회계감사를 담당하는 감사법인 조사가 어려워 중국기업을 신뢰할 없다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개사 줄어드는 등 미국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기업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강경파들은 관세뿐만 아니라 금융분야에서도 중국기업의 자금 조달을 제한함으로써 중국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자본시장 통제를 하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