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망은 ‘구멍’, 감염경로는 ‘물음표’…강화·연천 또 ASF 의심 신고

입력 2019-09-25 17:37


‘파주→연천→김포→강화’
하루 만에 의심 신고 3건 추가
발병 원인 찾기 난항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 17일 첫 발병 이후 5건의 확진 사례가 나온 상황에서 25일 하루에만 3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파주→연천→김포→강화’로 번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같은 지역(파주, 연천, 강화)에서 중복으로 발병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감염경로는 여전히 물음표를 안고 있다. 정확한 원인이나 전파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정부는 1차부터 4차 발병 농장의 경우 축산차량을 ‘역학 고리’로 추정하고 있다. 5차 이후 발병 농장을 대상으로도 역학조사 중이다.

여기에다 인천시 강화군에서 접수된 의심 신고의 경우 어미 돼지 뿐만 아니라 새끼 돼지 폐사도 발견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된다면, 새끼 돼지 폐사는 국내외에서 상당히 드문 사례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인천시 강화군에서 2건, 경기도 연천군에서 1건의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일주일가량의 시간 동안 8건이나 발병한 게 된다. 파주를 시작으로 연천과 김포를 거쳐 강화로 퍼져나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후 같은 지역에서 ‘중복 발생‘하고 있다. 현재 파주에선 확진 2건, 연천에선 확진 1건과 의심 신고 1건, 강화에선 확진 1건과 의심 신고 1건이다. 정부는 전날 방역망 바깥인 인천시 강화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 전체로 넓혔다. 중정관리지역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대대적 방역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점관리지역 안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것이다.

또한 새끼 돼지 폐사라는 새로운 유형이 등장해 방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강화에서 의심 신고를 한 농장에서 어미 돼지 외에 새끼 돼지 폐사가 확인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주로 어미 돼지 폐사나 사산, 유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초기 전염 단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염·전파경로는 아직도 미궁이다. 차량, 사람, 분뇨, 지하수, 곤충 등 여러 가능성만 거론 될 뿐이다. 해외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는 경우,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온 경우,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을 감염·전파 원인으로 본다. 일단 방역 당국은 1~4차 발병 농장의 연결고리로 축산차량을 찾았다. 5차 농장과의 관계도 조사 중이다. 각 농장의 외국인 근로자 간 접촉, 농장 관계자의 출입국 등도 살펴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개체가 어떤 것이 있는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