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만난 예술…‘아트프라이즈 강남’으로 힙한 논현가구거리

입력 2019-09-25 16:46
거리를 걷다가 노래 부르는 그림을 만나고, 세상을 풍자하는 만화같은 그림을 그린 가구를 발견한다. 설치예술 작품 안에서 아이돌 뺨치는 외모를 가진 다섯명의 작가가 관람객 사진을 찍어주고, 자신의 작품 앞에 서서 작품 구상부터 의미까지 설명해준다.

가구점과 욕실 전시장의 그림과 작품들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휴대전화를 들고 거리를 생중계하는 유투버도 보이고 인생샷을 건지려고 작품 사이를 다미며 사진을 찍는 셀카족도 만날 수 있다.

시민들이 부담없이 거리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게 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만든 초대형 미술경연대회인 ‘아트프라이즈 강남 로드쇼’가 다음달 4일까지 논현가구거리에서 진행된다.

‘아트프라이즈’는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매년 가을 개최되는 세계적 미술경연대회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이 되는 콘셉트의 행사다. 수상작도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선출하여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유명한 미술제로 평가받는다.

강남구는 ‘아트프라이즈’를 관내 상황에 맞게 재구성해 침체된 논현동 가구거리(논현역~학동역 왕복 1.8㎞)의 활성화와 구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주민들과 가구점주들, 민간기업을 만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 동참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회에서 최종 선정된 5팀에는 상금으로 미화 1만 달러를 지급하고, 내년 2월 열리는 ‘아트프라이즈 강남 쇼케이스’ 출전 기회를 준다. 또 대학생 작품 분야를 만들어 2팀을 선정한 뒤 8000달러를 지급해 아트프라이즈 강남이 신진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25일 “주민, 가구점주, 민간기업이 협업을 통해서 지역 문제 해법을 찾아낸 모범사례이며 진행 과정이 마치 영화 ‘어벤져스’와도 같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강남하면 K-POP만 생각하는데 동네에서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