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내 돈’ DLF 수익률 우리은행 -100%, 하나은행 -46%

입력 2019-09-25 14:47 수정 2019-09-25 16:34
연합뉴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파생결합펀드)가 사실상 처음으로 수익률 ‘-100%’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다음 달 DLF 투자로 손실을 본 소비자들의 분쟁조정을 할 예정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판매해 26일 만기가 도래하는 독일 금리 연계 DLF 수익률이 ‘-98.1%’로 확정됐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쿠폰금리에 해당하는 192만원만 건지는 셈이다. 사실상 투자금액 전액을 날리는 첫 ‘-100%’ 수익률 상품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주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하는데 최근 들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DLF 수익률이 나빠졌다. 지난 19일 첫 만기 상품 수익률은 ‘-60.1%’였으나 지난 24일 만기 상품은 ‘-63.1%’로 낮아졌고 이번에 ‘-100%’ 수익률까지 나왔다.

첫 만기 상품에 적용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511%’였으나 2번째 상품에는 ‘-0.527%’가 적용됐고 이번에는 ‘-0.619%’가 적용됐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한때 ‘-0.445%’까지 오르면서 반등하는 듯 싶었으나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특히 독일 제조업이 침체되고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까지 무너지면서 당분간 금리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도 수익률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23일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한 자리에서 DLF 손실 관련해 “고객 보호를 위해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날 DLF 첫 만기가 돌아왔다.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메리츠금리연계AC형리자드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37호(DLS-파생형)‘의 수익률이 ‘-46.1%’로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DLF 투자로 손실을 본 소비자들의 분쟁조정 신청을 받아 현장 조사 등을 진행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 예정이다. 분조위 권고안을 양측이 수용하면 손해배상이 이뤄진다.

금융소비자원과 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하나은행 DLF 투자 3건(총 투자원금 16억원), 우리은행 투자 1건(투자원금 4억원)에 대해 은행이 소비자에게 원금 전부와, 상품 가입일로부터 최근까지 이자를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